에도 시대의 명작이자, 여행의 바이블
‘도카이도 도보 여행기’의 주인공
야지와 기타는 시즈오카 출신이었습니다.
때는 에도 시대. 1802년 출판되자마자 순식간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해학 소설 ‘도카이도 도보 여행기’의 작가 짓펜샤 잇쿠는 후츄(현재의 시즈오카시 료가에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 야지는 후츄(시즈오카시 아오이구), 기타는 에지리(시즈오카시 시미즈구) 출신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즉 작가와 주인공 모두 시즈오카 출신이었던 것입니다. 소설에는 하던 일에서 해고당하거나 부인이 사망해 곤궁한 상태에 있던 두 사람이 함께 에도에서 이세와 오사카로 여행하는 특별한 여정이 그려져 있습니다. 여행 중 묵는 슈쿠바(宿場: 역참)마다 명소와 유적, 명물 등도 묘사되어 있어 에도 시대의 여행을 기록한 귀중한 자료로 여겨집니다. 이야기에서는 에도 성하마을의 간다 핫쵸보리에서 현재의 쪽방과 같은 나가야(長屋)에 살던 야지로베에(야지)와 기타하치(기타)가 의기투합하여 여행을 떠날 궁리를 합니다. 여행의 목적은 이세를 참배하고 야마토(나라)를 둘러보며 꽃의 도시(교토)와 매화가 피는 나니와(오사카)를 구경하는 것. 두 사람은 갖고 있던 살림살이를 전부 팔아 치워 마련한 여비로 에도를 떠나 도카이도 서쪽으로 향합니다. 둘은 여행길에서 종종 소동에 휘말리기도 하고 슨슈에서도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지만, 목적지인 이세신궁을 참배하고 교토 구경을 마친 후 마지막 오사카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됩니다.
야지와 기타가 일으킨 일본 최초의 ‘여행 붐’.
지금도 느껴지는 이 ‘간접 체험’을 슨슈 여행으로 직접 경험해 보세요.
‘도카이도 도보 여행기’의 야지와 기타가 슨슈에서 일으킨 좌충우돌 에피소드. 이 익살스러운 스토리와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우키요에 ‘도카이도 53 경치’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어 에도 시대에 이세 참배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약 60년마다 있었던 대규모의 이세 참배 행렬에는 일본 전국적으로 200만~300만명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이세신궁으로 향하는 긴 줄을 형성했다고 합니다. 바로 이것이 시즈오카 출신의 작가 짓펜샤 잇쿠와 야지, 기타가 일으킨 일본 최초의 ‘여행 붐’이었습니다. 레이와 시대에 들어선 지금은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행을 즐길 수 있지만, 당시는 전철이나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조차 없었던 시대.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앞에는 갖가지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하코네 8리’로 잘 알려진 ‘하코네 고개’ 넘기, ‘건너려 해도 도저히 건널 수 없다’는 시가 남겨진 오이가와 강 건너기 등 지금은 상상만으로도 고행처럼 느껴질 법한 루트입니다. 당시의 도카이도는 현재의 국도 1호선처럼 일본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대동맥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사람들은 이 도카이도를 따라 이세 참배길을 걸으며 슨슈를 여행했던 것입니다. 이세님(이세신궁)을 목적지로 한 여행자들이 반드시 머물렀던 슨슈. 이곳에는 지금도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